못하는 과목부터가 아니라, 60점 선까지 거리가 가까운 과목부터 손대는 편이 유리합니다. 검정고시는 과목별 등수가 아니라 전 과목 평균 60점으로 합격이 갈리기 때문에, 30점짜리를 60점으로 올리는 것보다 52점짜리를 65점으로 올리는 쪽이 같은 시간에 평균을 더 많이 끌어올립니다.
'제일 약한 과목부터'가 손해인 이유
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선택은 제일 두려운 과목을 먼저 잡는 것입니다. 마음은 편해지지만, 점수판 위에서는 대체로 손해입니다.
이유는 검정고시의 채점 구조에 있습니다. 검정고시는 과목별 석차를 매기지 않고, 전 과목 평균 60점으로 합격을 가릅니다. 즉 평균을 1점 올리는 데 드는 시간이 과목마다 다르고, 그 차이가 아주 큽니다.
- 30점대 과목은 개념이 통째로 비어 있어, 60점까지 올리려면 사실상 처음부터 쌓아야 합니다
- 50점대 과목은 절반은 이미 맞히고 있다는 뜻이라, 틀리는 자리만 메우면 짧은 시간에 올라갑니다
같은 한 달을 썼을 때 어느 쪽이 평균을 더 올리는지는 계산해 볼 것도 없습니다.
순서를 정하는 세 가지 기준
1. 60점까지 남은 거리
가장 먼저 볼 숫자입니다. 기출 한 회차를 실제 시험처럼 풀어 과목별 현재 점수를 확인하고, 60점까지 몇 점이 모자란지를 적습니다. 5~10점이 모자란 과목이 최우선입니다.
이미 60점을 넘긴 과목은 순위에서 내려도 됩니다. 평균 계산에는 들어가지만, 그 과목은 이미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.
2. 실점이 몇 개 단원에 몰려 있는지
같은 45점이라도 성격이 다릅니다. 실점이 전 범위에 고르게 퍼진 과목은 손댈 곳이 많고, 두세 단원에 몰려 있는 과목은 그 단원만 잡으면 바로 오릅니다.
틀린 문제를 단원별로 세어 보면 대개 소수의 단원이 실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. 그 단원이 곧 그 과목의 공략 지점입니다.
3. 올리는 데 드는 품
같은 10점이라도 드는 시간이 다릅니다. 한국사·사회처럼 암기 비중이 높은 과목은 짧은 기간에 반응이 빠르고, 수학·영어는 누적이 필요해 반응이 느립니다.
그래서 순서는 보통 이렇게 갈립니다.
| 상황 | 먼저 | 뒤로 |
|---|---|---|
| 시험까지 두 달 이하 | 60점에 근접한 암기형 과목 | 기초부터 필요한 누적형 과목 |
| 시험까지 넉 달 이상 | 누적형 과목을 매일 조금씩 병행 | — |
시간이 없을수록 '가까운 과목'에 집중하고, 시간이 있을수록 수학·영어를 일찍 시작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.
정리하면
- 기출 한 회차를 그대로 풀어 과목별 현재 점수를 확인합니다
- 과목마다 60점까지 남은 거리를 적습니다
- 거리가 가까운 과목부터, 그 안에서도 실점이 몰린 단원부터 잡습니다
- 60점을 넘긴 과목은 유지만 하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갑니다
한 가지 덧붙이면, 평균이 모자라 불합격하더라도 60점 이상 받은 과목은 과목 합격으로 남아 다음 회차에 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. 그래서 "일단 몇 과목이라도 확실히 넘긴다"는 전략이 실제로 유효합니다.
결국 검정고시 공부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문제집을 고르는 게 아니라, 지금 어디서 몇 점을 잃고 있는지 아는 것입니다. 그것만 알면 순서는 자동으로 정해집니다.